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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완벽한 1년 샤를로테 루카스Book 21/May 2021. 6. 1. 18:42
사실 어떤 장르의 책을 집중적으로 골라서 봐야지 하는 마음보다 좀더 끌리는제목과 책에 대한 부연설명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중점으로 책을 고르는것같다. 미 비포 유 를 뛰어넘는 플롯! 빠져나올 수 없는이야기! 라니.. 미 비포 유는 워낙에 유명하기도하고 나는 사실 그영화가 나올당시에 로멘스장르에 대한 영화를 관심있게 챙겨보지는 않아서 잘 몰랐지만 꽤많은 팝송의 배경 영상으로는 접해봤기에 대략적인 느낌은 알고있다.
로멘스 소설을 많이 본것은 아니지만 이책의 서술 방식이 많이 독특하다는것은 알아 차렸다. 챕터별로 남자와 여자의 시점을 번갈아 기술하고 심지어 여자의 시점은 남자의 시점보다 2달 앞서있다니. 책의 중반부 이후에 두사람의 시점이 만나게 되지만 '다이어리'라는 매개체가 어떤식으로 두사람을 이어줄지는 그전부터 눈치챌만한 내용이었다. 사실 로멘스소설의 결말이라는게 다 그렇다 대부분 해피엔딩에 주인공들의 행복한 스토리. 그걸 감안하고 책을읽으면 책을 읽는 재미보다는 내 예측이 맞는지 맞춰가며 읽는 재미에 좀더 치중하게 된달까 (내가 로멘스 소설과는 잘 안맞는 것일지도.. )
소설을 많이 읽는 편도 아니긴 했지만 (사실 책이란걸 포스팅을 시작하면서 주기적으로 읽었지.. 그전엔 그냥 담을 쌓았다) 해외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특히나 접해본적이 드물었다. 그래서일까 외국 지명이나 이름이 소설 읽는 초반엔 너무 눈에안들어와서 몇번이나 앞부분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주인공 이름은 어렵지 않았지만 특정인물들이나 장소들은 빠르게 읽다보면 그냥 대충지나치고 나중에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 아 여기가 여기였지? ' 라고 깨우쳤던 기억도 난다.
내가 평소에 (그나마.. ) 즐겨읽던 추리소설과 좀 다른점은 이런 로멘스 장르는 보통 일상적인 ( 추리소설 보다는 정말로 일상적인)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고 행동에 대한 동기나 원인도 좀 명확한 편이었다. 적어도 내기준에는. 사실 추리소설은 보통 누군가 죽기 마련인데 죽음에대한 원인이나 동기가 공감하기 어려운게 좀 많았으니까. 억지로 죽이려고 상황을 만들어놓은 거라서 그런건지 몰라도. 그래서 좀더 몰입하기엔 좋았다. 예전에 누가 책을읽으면 감정의 폭이 넓어지고 간접적으로 얻는 경험의 깊이가 많아진다고 했는데 이런기분일까. 책을 읽어놓고 책에 대한 내용을 말하는게 아니라 읽고난 뒤의 감정을 떠들고있는 내가 좀 이상해보이기도 하지만. ( 아직 두번째 책 포스팅이라 다소 중구난방이다...) 어설퍼도 굳이 고치지 않을생각이다. 이런 모습도 나한텐 중요하니까. 처음부터 완벽할수는 없으니까. 어제보다 좀더 괜찮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다.
소설의 내용을 좀 생각해보자면 주요 소재는 '다이어리'이다. 여자 주인공인 한나가 죽어가는 옛 연인에게 주었던 마지막 희망이자 선물이었고, 나이는 먹었지만 정신적인 성숙은 전혀 이루지 못한채 커버린 온실속의 나무 (화초라기엔 나이가 너무많달까.. ) 와 같은 삶을 살던 요나단을 깨우치게 해준 물건. 사실 한나는 이 다이어리를 죽어가는 애인인 지몬을 위해 작성한것인데 아이러니하게 미래를 함께하게 될 요나단에게 전해져서 새로운 시도를 하게 만들어 주었다. '새로운 시도', '새로운 생각'.
기존의 것들을 버린다는게 사실 얼마나 힘든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새롭게 혁신해야한다. 바뀌어야한다. 바뀔것이다. 많이들떠들지 거창한 마케팅 문구로 손색이 없으니. 그렇게 떠드는 사람들중에 과연 저 의미를 정말로 경험하고 시도해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후에 다른사람에게 권하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정말 이제껏 만들어온, 혹은 쌓아온 경력이나 시스템을 통째로 바꿔서 성공한 사람이 있다고 한들 그걸 다른사람에게 권했을때 권유를 받은 사람은 그말을 의심없이 따라갈수가 있을까?
읽는내내 나를 불편하게 만든것은 바로 그 하나였다. 다른 사건의 연관성이나 해프닝. 가령 다이어리 선물을 받은 한나의 연인 지몬이 이 다이어리를 출판사 대표인 요나단에게 전해주는 과정이 통째로 생략되었지만 스토리는 무난하게 진행되는것 따위는 전혀 나를 불편하게 하지않았다. 오히려 이 다이어리를 보고.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다이어리를 그냥( 그냥 얻은 셈이지 자전거에 걸려있는걸 주웠으니) 얻은것 인데도 불구하고 보자마자 이 다이어리대로 살아보겠다고 다짐하며 40년 가까이 해온 습관을 통째로 바꿔보는게. 하지만 늘그렇듯 깊이 이해하고 따지면 한도끝도 없고 이 책을 읽는 시간마저 아까워질 수 있으니. 소설이니까. 하고 넘어가긴 했다.
누구나 살아가는 방식이 있고 각자의 기준이나 판단을 가지고 살아간다. 특히나 살아온 날들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자기만의 세계나 기준이 점점더 확고해져서 좀처럼 바뀌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나이가 듦에도 다른이의 의견을 경청해주고 내 의견을 관철하려 하지 않는 어른들을 보면 그냥 존경스럽다. 나도 저렇게 멋있게 나이들 수 있을까? 나도 물론 다른이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심리가 있지만 그마음을 잠시 접고 다른 이들의 기쁜일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슬픈 일에 깊이 공감해줄 수 있을까? 나와 다른사람을 동등한 선상에서 생각하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 뭔가를 고민해보고 근본적인 의문을 가져보는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생각에만 그치는게 아니라 하나씩 나아지면 되는거겠지 어제의 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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